집집마다 물맛이 달랐던 시대
link  관리자   2022-01-13

요즘 사람들도 수돗물 맛과 약수터 물맛을 구별할 수는 있으리라.

하지만 우리 집 물맛, 우리 동네 물맛도 구분할 수 있을까?

세계 각국의 온갖 화려한 요리와 각종 조미료, 향신료에 길들여진 혀 때문에 정작 그 맛의 뿌리인 물맛을 감지하는 능력은 사라진 것이 아닐까? 제대로 먹고 마시려면 물맛부터 알아야 하지 않을까?

신라 삼국통일에 공을 세운 김유신 장군(595-673년)에 관한 일화가 있다. 가야 출신으로 신라의 막강한 귀족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그는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이 남달랐다.

50세에 상장군이 되어 백제를 쳐 몇 개의 성을 빼앗고 이듬해 정월에 돌아왔지만 백제가 다시 침공한다는 소식에 왕명을 받고 집에 들르지도 못한 채 다시 출정하여 적을 크게 격파했다.

3월에 돌아와 이제야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.

하지만 또다시 전해진 백제의 침공 소식. 왕은 수고롭겠지만 이를 방비하라는 명령을 또 내려 오랫동안 못 보았던 가족들 모두 대문밖에 나와있음에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집 앞을 지나쳤다.

50걸음 쯤 걸었을까? 장군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종자를 시켜 집에 가서 물을 떠오라 이른다.

그 물을 맛있게 마시더니, "우리 집 물맛이 예전 그대로구나!" 하고는 그길로 전쟁터로 떠나고 만다.

집집마다 물맛이 달랐던 시대엔 물 한 모금만으로도 이렇게 집안의 평안을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(김유신 장군 댁의 우물'재매정'은 지금도 경주에 가면 만날 수 있다).

과학적으로 따져보자면 우리가 맛 좋다고 느끼는 물은 칼슘, 칼륨, 규산이 적당히 들어있고 산소와 탄산가스가 충분히 녹아있는 물이다.

아무리 맛있는 물이라도 끓이면 네 맛도 내 맛도 없어지는데, 산소와 탄산가스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.

또 맛있는 물의 절대적 조건이 하나 있으니 냄새가 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. 후각은 미각보다 민감해서 맛을 보기도 전에 물맛을 결정해 버리기 때문이다.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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